<마티네의 끝에서>의 줄거리는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천재 기타리스트인 38살의 마키노 사토시는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의
마지막 날에 프랑스 RFP에서 근무하고 있는 40살의 고미네 요코를 만난다.
둘은 만난 날부터 다양한 대화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하게 된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헤어지게 되는데 마키노는 슬럼프때문에,
요코는 바그다드 취재도중 덮친 외상후 스트레스로 고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둘다 감춘채 서로를 그리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신작이길래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하면서 읽게 되었다.
처음 책을 마주하니 두꺼운 두께의 책을 보고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지만,
읽게 되면 생각보다는 술술 넘어가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나 연애소설이고 흐름에 몸을 아니 감정을 맡기면서 읽는다면
누구나 두려움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 <마티네의 끝에서>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많이 떠올린 것 같다.
마키노와 요코가 직접 면대면으로 얼굴을 마주 한 것은 몇차례 되지 않는다.
대개 화상통화를 통해서 접하기만 하고 마음을 확인하려한 사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운명에서 이렇게 확신한 마음을 갖게 된 순간인 것이다.
둘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호감을 갖고 상대를 선택하는 엄청난 결정을 하게 된다.
당시 요코에게는 약혼자인 리처드가 있었고, 그녀의 나이가 40세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사랑에 뛰어든다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 될 수도 있지만,
몇번의 만남만에 확실한 마음을 마키노에게서 느끼고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정말 사람에게는 이러한 확실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인지...
둘은 아무쪼록 엄청난 행운을 타고난 사람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마티네의 끝에서>는 연애소설이지만, 내용은 달달하지만은 않다.
이런면에서 히라노 게이치로답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요코라는 인물만 보아도 유고슬라비아(?)인 아버지 예르코 소릿치에,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인 어머니
또한 유고슬라비아의 민족정화, 이라크사태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누가 읽더라도 단순한 연애소설로만 읽기는 역시나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 외상후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스러워 하는 여주인공이다보니
읽으면서 달달한 마음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고통에 고통을 거듭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도 쓰라린 느낌을 더욱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마티네의 끝에서>에서 마키노의 경우에는 천재기타리스트의 외로움이라고 할까?
이러한 부분을 읽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남들에 비해서 같은 것을 하더라도 더욱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
그랬던 자신이 슬럼프레 빠지면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
히라노 게이치로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이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감정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다양한 측면에서, 다양한 깊이에서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에
한 번만 읽기고 책을 덮기에는 뭔가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감정의 깊이가 다양하게 나타나다보니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마티네의 끝에서>는 어른들의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보니
대충 이야기가 어떻게 결말을 맺었을지는 일기 전에도 감이 잡히는 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타니의 행동이 그렇게 좋게만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왜 항상 시련이 동반되는 것인지...
서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지만, 담담하다고 할까?
깊게 사랑하지만, 그래도 !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여러모로 재미있게 본 것 같다.